현대중공업, 작년 흑자전환 올 14%↑, 구조조정 마친 포스코 주가 탄력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유상증자 후 재무구조 대폭 개선…주가 급등
[ 김익환 기자 ]
포스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팬오션 삼성엔지니어링 대한해운 등 위기 극복 이후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향상된 종목들이 올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구조조정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와 실적이 좋아진 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 등 ‘반전’ 일궈
현대중공업은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00원(0.30%) 오른 16만65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14.43% 오른 가격이다. 조선업 ‘수주절벽’에 시달리며 2015년 1조67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 회사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조64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현대종합상사 등 투자회사 지분을 팔고 인력을 감축하며 지난해 2조원 규모의 자체 구조조정안을 잘 이행한 결과다.
현대중공업 기업 가치는 오는 4월1일 인적·물적분할을 통해 6개 회사로 쪼개지면서 한층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태양광 사업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하며 몸살을 앓았던 포스코 주가도 올 들어 7.76% 올랐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위(4975억원) 종목으로 수급 여건이 좋아진 효과다. 이 회사는 2015년 사상 처음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포스코티엠씨 포스코엘이디 등 20개 계열사를 흡수합병 방식 등으로 정리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보다 18.0% 늘어난 2조8433억원이었다.
◆유상증자·법정관리 이후 ‘환골탈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도 올 들어 각각 27.02%, 20.38% 올랐다. 두 회사는 지난해 유상증자로 부실을 털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해운업황 침체로 2015년 1조502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15일 1조14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131.2%포인트 하락한 174.3%를 나타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플랜트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2015년 말 완전 자본잠식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17일 유상증자로 1조2652억원을 조달하며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올 들어 해외 수주잔액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외국인 매수세(순매수액 1288억원)가 몰리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국과 바레인에서 정유·화학 설비를 수주하는 등 올 상반기 최소 25억달러(약 2조86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높였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팬오션 대한해운은 올 들어 27.97%, 41.27% 올랐다. 두 회사는 구조조정으로 반등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경쟁 업체인 한진해운이 상장폐지되자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팬오션은 세계 최대 펄프업체 피브리아, 대한해운은 에쓰오일과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사업 기반도 마련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아시아~미국 노선을 인수하며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14.7% 늘어난 94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만8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높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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