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열 / 이태훈 기자 ] 기획재정부가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사무관 인사를 하면서 일종의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했다. 프로스포츠 리그에 속한 팀들이 뽑고 싶은 신인 선수를 지명하듯이 원하는 사무관을 지명해 데려다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 7일 전체 사무관(약 560명)의 35% 정도인 200여명을 새로운 부서로 배치하는 인사를 했다. 140명 정도는 같은 실·국 내에서 과(科)를 바꿨고 동일 실·국에서 3년 이상 장기근무한 60명 정도는 다른 실·국으로 이동했다.
같은 실·국 내의 인사는 예년처럼 해당 실·국장이 했다. 하지만 실·국 교체 인사는 올해부터 방식이 변경됐다. 작년까지는 당사자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취지로 사무관들로부터 3지망까지 선호 부서를 받았지만 올해는 1지망만 받았다. 대신 실·국이 데려오길 희망하는 사무관을 지명하는 일종의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3지망 선호까지 반영하려면 인사 업무가 너무 복잡해지는 데다 일부 실·국은 지원자가 없어 인력 수급 차질이 빚어지던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사무관 인사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 효과에 대해선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기재부 내부에서 나온다. 기재부 인사과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높아 기피 대상으로 꼽혔던 실·국은 우선지명권을 통해 우수 사무관을 상당수 영입했다”며 “사무관들도 지망 부서 한 곳만 써낼 수 있었던 만큼 사전에 가고 싶은 실·국과 ‘물밑 조율’을 거쳐 1지망 부서로 간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사무관 인사는 부처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사무관들에게 1, 2지망을 받아 기재부와 같은 실·국의 지명 없이 인사를 한다.
이상열/이태훈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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