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회장 "정부는 조급·치킨업계도 부자연…닭 원가 3500원 불과"

입력 2017-03-16 15:01   수정 2017-03-16 15:09


"가격은 시장이 정하는 건데 정부가 조급했죠. 치킨업계 논리도 맞지 않습니다.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은 3500원에 불과해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정부와 치킨업계가 가격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데 대해 양측 모두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6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NS홈쇼핑 사옥 내에 문을 연 '나폴레옹 갤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 가격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전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는 "가맹점주의 강력한 요청으로 가격 조정을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는 단계"라며 "하지만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어려움이 따르는 바,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BBQ는 앞서 오는 20일부터 주요 치킨 가격을 9% 가량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가 세무조사 등을 내세워 압박하자 계획을 철회했다.

정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고기 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BBQ등 치킨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가격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조급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은 시장의 자율적인 기능에 맡겨야지 정부가 인위적으로 이를 억제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그러나 치킨업계에 대해서도 "치킨 가격에서 원재료인 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불과하다"며 "현재 닭 공급 가격은 3500원 정도인데 이를 이유로 치킨 가격을 올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닭 가격 외에도 지난 몇 년 간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 등이 올랐다"며 치킨업계에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하림 측 또 다른 관계자는 "(하림 등 육가공 업체의) 닭 공급 가격은 6개월~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며 "AI로 인한 닭파동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림은 양계 농가에서 2400원 가량에 닭을 사와 가공한 뒤 치킨프랜차이즈 업체에 3500원에 공급한다"며 "AI로 인한 시세 변동 시 오히려 영향을 받는 건 육가공 업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가 진정되고 닭 소비가 늘면 자연스레 닭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가 조성됐을 때 (BBQ 등) 치킨업계가 가격을 올렸으면 괜찮았을텐데 이번엔 무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 기업 규제 풀어야 경쟁력 살아나

이날 김 회장은 정부가 '가슴으로 하는 경제'(감정적인 경제)를 강조하는 것 같다며 규제를 완화해야 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한국은 대기업 규제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라며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에 새로 편입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가 공정거래법 개정(자산 기준 5조원에서 10조원 상향)으로 제외됐지만 자산이 늘어 재편입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대기업에 지정되면 갖가지 규제가 많아진다"며 "규제를 풀어주고 경제인들에게 자유를 줘서 창의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나폴레옹 갤러리를 열고 2014년 경매를 통해 26억원에 낙찰받은 나폴레옹 모자를 공개했다.

그는 "나폴레옹의 도전 정신을 본받기 위해 모자를 구입했다"며 "그의 긍정적인 생각과 도전, 불굴의 의지를 대중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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