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능력으로 세상 바꿀 수 있을까? 증거와 신중한 추측을 통해 효율적인 방안 제시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 전미영 옮김 /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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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장을 담은 윌리엄 맥어스킬의 《냉정한 이타주의자》(부키)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효율적 이타주의’란 주제를 다룬 책이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를 자문하고, 증거와 신중한 추론에 바탕을 두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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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섯 가지 질문은 기부나 자선으로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는 1부에서 다섯 가지 핵심 질문을 제시한 다음 2부에서 각 질문을 구체적인 주제에 적용한다.
이 책의 가치는 선행을 베푸는 사람에게 열정이 아니라 냉정에 바탕을 두고 효율적인 기부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부뿐만 아니라 관련 제도를 만들 때도 선의에서 나오는 열정이 얼마나 자원낭비적일 수 있는가를 새삼스럽게 되돌아보게 한다. 정치가나 행정가를 포함해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를 원한다. 역으로 선의가 사람들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저자의 제안을 깊이 새길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 안에는 주옥 같은 귀한 정보들이 중간 중간에 숨어 있다. 한국에서의 삶을 지나치게 비극적으로 그리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자료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인구를 소득 순위대로 일렬로 세울 때 연간 소득이 5만2000달러 이상이면 세계 상위 1% 안에 들어간다. 소득이 2만8000달러나 1만6000달러이면 각각 상위 5%와 10%에 속한다. ‘헬조선’과 같은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이 새길 만한 정보다.
저자는 예리한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차근차근 제시한다. 특히 9장 ‘열정을 따르지 말라’라는 제목의 글은 인상적이다. 진로와 관련된 조언을 할 때 멘토라 알려진 사람들은 쓸데없는 조언을 늘어놓곤 한다. 그 조언이라는 것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든지 “열정이 이끄는 대로 하라”와 같은 슬로건 성향이 강한 조언이다. 아무 비판 없이 이를 받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주장을 꼼꼼히 읽어봐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나 열정은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직무만족도는 일 자체의 매력이며 이들은 자율성, 완결성, 다양성, 평가, 기여도에 좌우된다. 이들은 열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일 자체의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 세상 분위기나 자신의 뜨거운 열정에 눈이 가려서 시간과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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