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종목의 주가가 뛰고 있다. 최근 미국 테슬라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활기를 띌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개막한 제주 '4회 국제전기차엑스포'도 전기차 업체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모델 공개에 나서고 있어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밸류 체인(가치사슬)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전기차향 납품 물량이 늘어나는 부품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날 전기차 배터리 부품, 소재업체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3시3분 현재 씨아이에스는 5.11%, 한온시스템은 4.51%, S&T 모티브는 2.00%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산업, 에코프로, 앨앤에프, 피엔티 등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전기차 관련 업종의 수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77만4000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 이르면 400만대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내놓았다.
이에 전기차 업체들은 신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새로운 세부모델 'I(아이)'를 이날 전기차엑스포에서 출시했다. 기존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비해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보조금을 통해 1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주행거리가 383㎞에 달하는 볼트EV를 판매 중이다. 테슬라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4초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S 90D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현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주요 완성차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IT 공룡들이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당분간 전기차 출시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이 전기차 의무 생산제도를 실시하면서 전기차 생산 속도는 더욱 급물상을 타게됐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 생산제도를 도입할 전망이다. 연간 5만대 이상 생산(수입)하는 모든 자동차 업체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신에너지차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만약 일정 비율의 전기차를 판매하지 못하면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김진우 연구원은 "중국에 자동차를 공급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됐다"며 "덕분에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16년보다 3~5배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규제에 대응하는 완성차보다 물량이 증가하는 부품사의 수혜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는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전기차 정책은 완성차 업체에게는 규제 대응의 영역으로 개발비, 마케팅비 등 각종 비용증가분은 초기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완성차가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기차향 납품 물량이 늘어나는 부품사는 이익이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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