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카지노 대전'] 일본·필리핀·대만 '통큰 베팅'하는데…한국 카지노정책 '새가슴'

입력 2017-03-17 17:27   수정 2017-03-18 05:15

아시아 관광지도 바꾸는 카지노복합리조트

러시아도 블라디보스토크에 6곳 건설 중
한국, 경제자유구역 지정 14년 지났지만
영종도에 세 곳뿐…두 곳은 착공도 못해



[ 김인완 기자 ] 동아시아 각국이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에 나서면서 이 지역의 관광지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복합리조트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카지노 시장 수요가 증가추세이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5년간 아시아지역 카지노 시장은 그 이전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은 카지노 금지 해제

일본은 지난해 말 카지노 금지법을 해제하는 법안(내국인 허용)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후보지로 나섰지만, 도쿄와 오사카가 가장 유력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인구와 경제력, 국제공항 등 배후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사카의 유메시마 지역은 2014년 미국의 카지노 재벌인 MGM리조트가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세우겠다고 제안한 곳이다. 2008년 올림픽 유치를 놓고 베이징과 경합한 곳으로 2025년 엑스포 개최를 두고 프랑스 파리와 경쟁하고 있다.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시장까지 겨냥한다면 상대적으로 비행거리가 가까운 오사카가 도쿄보다 적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마카오는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정책으로 본토인이 급감하면서 가라앉았던 카지노산업을 재도약시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윈 팰리스(Wynn Palace), 파리지앵 마카오 등 전통적인 카지노 강자들이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새로운 리조트를 개장했다. 루이 13세 호텔, MGM 코타이 등 대형 카지노리조트들도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는 동북아시아 지역과 인접한 블라디보스토크에 6개의 대형리조트와 12개의 카지노가 입주하는 매머드급 복합리조트 타운을 개발 중이다. 필리핀은 마닐라만 해안에 거대한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카지노 건설 지지부진

한국은 이들 국가와 비교하면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국내에서는 인천 영종도 내 3곳만이 카지노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중 한 곳만 오는 4월 개장하며 나머지 두 곳은 2020년 이후에나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업체인 파라다이스가 일본 세가사미와 합작한 파라다이스시티가 4월20일 개장을 앞두고 있을 뿐이다.

카지노복합리조트사업은 2003년 8월 정부가 인천 송도, 영종, 청라지구 등 3개 지구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처음 지정하면서 시작됐지만 14년이 지난 4월에야 첫 결실을 보게 됐다.

그러나 중국 자본과 미국 자본이 참여한 시저스복합리조트와 인스파이어복합리조트 두 곳의 카지노 사업은 복잡한 인허가 문제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사전허가를 2~3년 전에 받았지만 복잡한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전허가를 받은 LOCZ(시저스코리아)는 지난 14일 카지노복합리조트 1단계 사업부지 총 3만8365㎡(총 매매대금 4124만달러·약 470억원)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토지 2만5538㎡를 312억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잔금은 올해 안에 납부하기로 한 상태다.

LOCZ는 연내 착공허가를 받으면 2020년 1단계 사업을 완공해 개장할 계획이다. LOCZ는 이곳에 연면적 17만㎡ 규모로 외국인전용카지노, 숙박시설, 컨벤션, 연회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LOCZ의 투자자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R&F프라퍼티스(중국 푸리부동산그룹)는 1단계 사업으로 총 8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투자자인 미국 모이건선이 사업주체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도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IBC-Ⅱ)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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