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추진단 출범…"대선주자 공약 평가할 것"
[ 이민하 기자 ]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산업정책을 중소기업 위주로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진보성향 대선주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어 업계 숙원사항 등이 법제화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인들도 표심을 잡기 위해 앞다퉈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는 등 ‘중소기업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상법 개정엔 신중한 접근을”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초청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정 의장이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기업계는 이 자리에서 업계 현안을 반영해 입법 발의된 9개 주요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적합업종 111개 품목 중 절반이 넘는 67개 품목의 권고기간이 올해 끝나는데도 대책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는 ‘갑을 관계’ 청산을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도 요구했다.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특허공제 제도 도입도 거론했다. 특허분쟁 발생 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소송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다.
정치권이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에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편법상속 규제 등 입법 취지엔 공감하지만 이사회 구성의 자율성, 주주 재산권 등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의장은 “최대한 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공약 검증하겠다”
중소기업계는 업계 현안들이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정치권을 압박할 계획이다. 지난 9일에는 중기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가 모여 ‘바른시장경제 정책추진단’을 출범시키고 7대 주요 아젠다와 30개 핵심과제, 200여개 일반과제를 발표했다.
정책추진단은 차기 정부의 첫 과제로 중소기업청을 장관급인 중소기업부로 승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공정거래위원회 위상 강화 △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기금 조성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 △중소·벤처 펀드 100조원 조성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책추진단은 핵심 과제를 바탕으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을 평가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각 당의 대선후보자를 초청해 ‘차기정부 중소기업정책 국민보고대회’도 열기로 했다.
◆위상 높아진 중소기업계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도 앞다퉈 중기중앙회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중기중앙회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중소 농식품업계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16일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안 전 대표와 이 시장은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22일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기중앙회를 찾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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