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은행 대출 80% 출자전환하라"

입력 2017-03-18 01:19   수정 2019-06-19 09:28

정부, 부채감축 초강수 "거부 땐 법정관리 불가피"
은행들, 조건부 동의 가닥



[ 김일규/이현일/안대규 기자 ]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시중은행들에 대출금의 80%가량을 출자전환할 것을 전격 요구했다.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은행들은 신규 자금 지원은 못한다는 조건으로 출자전환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KEB하나, 국민, 우리, 농협, 신한 등 5대 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을 긴급 소집해 대우조선 대출에 대한 출자전환과 함께 신규 자금 지원, 선수금환급보증(RG) 확대 등을 요구했다.

출자전환 요청 규모는 대출이 없는 농협·신한은행을 뺀 3개 은행의 대출 잔액이 64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000억원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충분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강도 높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상선 회생을 위한 채무 재조정 때 은행권 출자전환 비율은 60%였다.

정부는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출자전환 3조원, 신규 지원 3조원 등 모두 6조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다른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의 고통 분담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대우조선 회사채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지원에 참여하지 않으면 법정관리(프리패키지드 플랜)로 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손실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이같이 초강수를 둔 것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원만으로는 대우조선이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015년 10월 후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선박 수주가 끊기면서 회사 사정은 악화일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6089억원에 달하는 등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말 2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해준 지 석 달도 안 돼 부채비율이 2700%로 높아졌다.

김일규/이현일/안대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