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태풍의 눈' 홍석현, '통합·리셋' 대마? 혹은 킹메이커?

입력 2017-03-19 11:30   수정 2017-03-19 17:15

사임 발표한 홍 회장 정치 행보 뜨거운 관심
자사 인터뷰서 '국민 통합', '리셋코리아' 강조
직접 출마 vs 킹메이커 역할론 '설왕설래'



중앙일보·JTBC 회장직을 사임한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18일 홍 회장은 갑작스런 사임의 핵심 이유로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2가지 정치권 설왕설래가 나온다. 홍 회장이 직접 대선에 뛰어든다는 설과, 특정 정당의 후보를 공식 지원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추측이다. 홍 회장은 특히 탄핵 정국으로 분열된 국민의 통합 및 국가 시스템 리셋(reset)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홍 회장은 향후 정치적 행보의 윤곽을 19일자 중앙선데이 창간 10주년 특집 인터뷰에서 드러냈다. 그는 우선 국민 통합과 관련해 "포스트 트루스(Post-truth·탈진실: 사실보다 감정·신념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라는 말이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올해의 단어’(2016년)로 선정될 만큼 서로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언론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갈라졌으면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건 중앙일보도 JTBC도 리셋해야 되고 나도 국민도 모두가 리셋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리셋 코리아'(보수·진보가 함께하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 활동 몰두로 정치적 오해를 사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홍 회장은 "거기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 앞으로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하고 있다. 평소 나라 걱정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대선 출마설까지 나온 게 아닐까"라며 정치 행보에 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이어 "열심히 고민을 해서 할 일을 한두 가지 찾았다. 월드컬처오픈(WCO)과 유연한 싱크탱크를 해보고 싶다"며 "WCO도 열린 문화운동을 해온 것이지 어떤 정치적 꿈과 연결하는 건 전혀 아니고, 그건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과거 주미대사 시절(2005.02 ~ 2005.09) 짧았던 공직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홍 회장은 "공적 열망은 유엔 사무총장 후보에 대해 약속을 받고 주미 대사로 갔을 때는 정말 끓어 올랐다"며 "내가 깊이 연구했기 때문에 사무총장으로 가서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좌절됐을 때의 아픔은 말로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힌 홍 회장은 향후 행보의 무게중심을 국민 통합에 실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17일) 광장에 나가 우리 사회를 바꿔놓는 현장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며 "광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일회적인 외침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담아내는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리셋 코리아와 시민마이크(시민들과 함께하는 온라인 의견 수렴 운동)를 만들게 됐다. 이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 측은 명확한 대권 행보 의사를 밝히진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홍 회장이 당장이라도 신당 창당을 통해 대선에 뛰어들 만전의 준비를 마쳤다는 설도 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문가 그룹인 재단법인 여시재가 사실상 홍 회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해 왔고, 사돈지간인 재계 대표기업인 삼성, 탄핵 국면에서 국민적 신뢰를 얻은 중앙일보와 JTBC를 우군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큰 자신감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다만 여시재 측은 항간에 떠도는 홍 회장과의 연계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여시재 관계자는 "근거없는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라며 "여시재의 인력 또는 예산, 업무가 홍 회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해 투입된 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홍 회장이 향후 정치 행보를 예고하는 또 다른 배경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불출마로 보수 진영 대마(大馬)가 부재한 상황이란 점이 꼽힌다. '국민 통합, 리셋 코리아'를 캠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갈 길 잃은 중도보수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특히 리셋코리아 슬로건과 JTBC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일부 진보 성향 표 결집도 가능하다는 예상도 있다.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 특정 후보를 후방 지원하는 '킹 메이커' 역할론도 제기된다. 정권 창출에 매진한 뒤 차기 총리 등의 공직을 맡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정치권 설왕설래는 뜨겁지만 중앙일보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명확한 사실은 19일 홍 회장이 중앙일보와 JTBC를 사임하고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것 뿐"이라며 "공식 입장은 중앙선데이 인터뷰 내용이 전부"라고 밝혔다. 현재 중앙일보와 JTBC의 대표이사 사장은 홍 회장의 아들인 홍정도 사장이 2015년 12월부터 맡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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