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까지…'K팝·스타 콘텐츠'에 꽂힌 IT기업들

입력 2017-03-19 20:24   수정 2017-03-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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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 '확보 전쟁'
네이버, YG에 1000억 투자
카카오, 로엔엔터 인수
LGU+, KT뮤직 지분 확보

'스타 모시는' 스타트업
스타 소속사 판타지오 손잡고 코미카, 웹툰 공동제작 '대박'
카셰어링 벅시, 홍보 활용



[ 이호기 기자 ]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K팝 등 연예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해외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무기로 K팝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韓流) 주역인 IT와 K팝의 결합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무대 경쟁력을 높여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증된 콘텐츠 확보

네이버는 지난 17일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 500억원, 펀드 출연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이 라이브(V LIVE)’ 등 콘텐츠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이 라이브는 2015년 네이버가 선보인 인기 스타의 개인 생방송 앱(응용프로그램)이다. 3000만명에 달하는 누적 가입자의 80%가 외국인이다. 월 1회 이상 앱을 쓰는 사용자도 18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다. IT업계 관계자는 “연예기획사에서 유튜브 페이스북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 플랫폼으로 생각하지만 이 외에 다른 서비스는 옵션 정도로 보는 게 현실”이라며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스타들을 안정적으로 끌어들이려면 지분 투자 등의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1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데 1조8700억원을 썼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국내 1위 음원사이트인 멜론과 함께 아이유 이광수 등 스타가 소속된 연예기획 부문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K팝 시상식인 ‘멜론뮤직어워드’를 공동 주최했으며, 올해 초부터 멜론과 카카오톡 간 연계성을 크게 높이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사용할 음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267억원을 투자해 경쟁 계열사인 KT뮤직 지분 15%를 사들이기로 했다. SK(주)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소녀시대 엑소(EXO) 등 소속 연예인의 음성이 담긴 AI 스피커 ‘위드’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도 연예기획사 협력

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연예기획사 간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웹툰 플랫폼인 코미카는 지난해 11월 서강준 공명 등 스타를 보유한 판타지오와 손잡고 아이돌 스타의 연습생 과정을 그린 웹툰 ‘트레니즈’를 제작해 공개했다. 트레니즈는 연재 석 달 만에 누적 조회수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코미카와 판타지오 측은 연내 트레니즈를 웹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이다.

차량공유 기업인 벅시도 지난달 초 판타지오 소속 스타들이 공항에 갈 때 벅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벅시는 카카오택시나 우버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합차를 불러 집에서 공항을 바로 오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미국에서는 애시튼 커처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인기 스타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테크 셀레스터’가 보편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인기 스타와 스타트업 간 협력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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