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승패 좌우 변수 안된다"
안희정 측 "중도층·비당원 공략"
이재명 측 "젊은층 지지율 높아 유리"
전문가 "여론과 비슷한 결과 예상"
[ 전예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경선 선거인단 신청자 수가 20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1차 모집 때(2월15일~3월9일) 162만9025명이 등록한 데 이어 이달 12일 시작된 2차 모집에 37만여명이 추가로 신청했다. 2차 모집기간이 21일 오후 6시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약 21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2012년 제18대 대선 경선 선거인단 모집 당시 108만여명이 모인 것과 비교할 때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대선주자들은 선거인단 모집이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판세 읽기에 들어갔다. 선거인단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200만명 돌파’를 반기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압도적 지지층인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수(19만5572명)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희정 캠프의 의원 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은 “문 전 대표 측은 노조 등에 부탁해서 (선거인단에) 집단가입을 했고 ‘오더’를 내리기도 한다더라. 이렇게 선거인단에 들어온 사람들이 전부 문 전 대표를 찍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 측은 자발적으로 조직이 생긴 것이어서 100% 안 지사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안 지사가 이날 경선인단 숫자와 관련해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이미 그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안희정 캠프 측은 “안 지사가 중도 보수라는 확장성을 무기로 비당원들을 공략한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장 측은 2차 선거인단 모집이 자동응답시스템(ARS)과 PC를 통해 이뤄진 만큼 20~30대 젊은 층의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호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청년배당정책과 재벌개혁 등의 공약으로 촛불민심을 가장 잘 반영한 이 시장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선거인단 수가 승부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심과 민심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 문 전 대표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선 선거인단 숫자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선은 여론의 동향을 가늠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규모가 큰 여론조사로 봐야지 ‘작은 대선’으로 과대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고,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선거인단 규모가 커지면 당원, 비당원의 의미가 없어지고 전체 민심과 비슷한 객관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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