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경고그림'에 콜록대는 편의점

입력 2017-03-23 19:22  

담배 매출비중이 40% 넘어
작년 12월 경고그림 삽입에 '빅3' 편의점 매출 첫 감소
"도시락 등으로 만회할 것"



[ 정인설 기자 ]
국내 한 대형 편의점 가맹점주인 김모씨는 얼마 전 몇몇 단골 담배 손님에게 담배 케이스를 선물했다. “금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이었다. 김씨는 “매일 100갑 이상 팔리던 담배가 지난달부터 하루 80갑도 안 팔려 고육지책으로 담배 케이스까지 주며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편의점들이 올 들어 담배 때문에 울상이다. 담배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작년 12월부터 담뱃갑에 들어간 경고그림과 경고문구. 편의점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담배 실적이 꺾이면서 수년간 계속돼 온 편의점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담배 매출 감소폭 확대

2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3대 편의점인 CU와 GS25, 세븐일레븐의 담배 평균 매출(기존점 기준)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3.5% 줄었다. 3대 편의점의 담배 매출이 일제히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편의점 담배 매출은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담뱃갑에 경고문구가 들어가기 시작한 작년 12월에도 미리 확보해 놓은 경고문구 없는 담배 등으로 그럭저럭 벼텼다.

하지만 올 들어 담배 재고가 소진되고 경고문구가 있는 새 담배가 본격 유통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월 담배 매출은 1년 전 대비 3.2% 줄었고, 매출 감소율은 2월에 3.5%, 이달 들어 21일까지 3.6%로 확대됐다. 3대 편의점 중 두 곳의 3월 담배 매출 감소율은 5%에 육박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경고그림 때문에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이 늘어 혐오 그림을 가릴 수 있는 담배 케이스를 같이 팔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며 “담배 실적이 단기간 내 회복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담배 판매량은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 내리막길이다. 작년 11월 3억1000만갑이던 국내 담배 판매량은 같은 해 12월 2억9000만갑으로 줄었고, 올 1월과 2월엔 각각 2억8000만갑, 2억4000만갑으로 감소했다.

◆즉석식품으로 만회한다지만

담배 판매 부진은 편의점 전체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이다. 담배 매출이 5% 줄면 산술적으로 편의점 전체 매출은 2%가량 감소한다. 2014년부터 연평균 20% 이상 덩치를 키워 온 편의점이 담뱃갑 경고그림 때문에 성장을 멈추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 30%가 넘었던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작년 4월부터 10%대로 낮아졌다. 신규 점포 출점으로 인한 매출 증가 요인을 빼면 편의점 성장세 둔화는 더 두드러진다. 출점 효과를 포함한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18.1%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편의점 점포당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다. 작년 2월 17%였던 점포당 매출 증가율이 작년 7월 이후엔 1~2%에 그치고 있다.

편의점들은 도시락 같은 즉석식품과 생활용품으로 담배 매출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즉석식품 매출은 전년보다 40%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생활용품 매출도 17% 증가했다.

염규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부회장은 “간편식 매출이 급증하고 택배 같은 부가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담배 매출이 줄어도 전체 매출이 장기적으로 감소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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