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정당 총출동
민주·국민의당 지도부 불참
유력 대선주자들 안보여
TV토론 등 경선일정 소화
유승민·남경필·심상정 참석
[ 박종필 기자 ]
주요 정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대거 불참했다. 북한 핵 위협이 고조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안보 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도발에 맞서 싸우다 산화한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 올해가 2주년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사자 유가족과 참전 장병, 시민, 학생 등 7000여명이 참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적전분열이면 백전백패(百戰百敗)라는 말이 있다”며 “모든 국민이 굳건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은다면 어떠한 군사력보다 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불참했다. 추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당 대선후보 호남권 경선을 준비하느라 현충원 행사에 가지 않았다. 다만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46용사에게 국민과 한마음으로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에선 대전이 지역구인 박병석 이상민 의원이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표는 이선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대선후보 경선 준비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매주 금요일 개최해온 원내대책회의를 취소하고 현충원을 찾았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모습도 보였다.
대선주자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참석한 정도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날 낮 12시30분 열린 경선후보 호남지역 토론회에 참석하느라 가지 못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는 연평도 포격 때 전사한 문광욱 일병의 부친 문영표 씨를 전날 만나 “튼튼한 안보 정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천안함 폭침 7주기인 26일 대전현충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전날 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TV 토론 준비를 이유로 불참했다.
정치권이 안보 현안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한국에선 바른정당이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 7일 발의했지만 아직 본회의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의원 24명은 사드 배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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