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항공이 끊임없이 싸우는 이유

입력 2017-03-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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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올 들어 제주도와 애경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간 갈등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론전을 벌이다 결국엔 법정 다툼까지 벌인다는데요.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온 걸까요.

제주도는 지난 22일 제주항공을 상대로 제주지방법원에 ‘운임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일 제주와 김포, 청주, 부산, 대구를 잇는 4개 노선에 대한 항공료(기본 운임)을 최대 11%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제주도에 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요즘 인상을 당분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주항공은 당초 계획대로 요금 인상에 나섰습니다. 오는 30일부터 인상안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제주도 측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2005년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맺은 협약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요금을 변경할 때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동의없이 인상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게 제주도 측의 주장입니다. 제주항공은 당시 제주도가 자본금의 25%인 50억원을 출자하면서 출범했는데요. 이때 맺은 협약대로면 운임 인상에 대한 협상은 기본이라는 얘깁니다.

제주항공 측은 ‘인상 결정엔 이유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2012년 이후 약 5년간 항공료 인상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해마다 물가는 오르지만 항공료는 올리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또 진에어 등 다른 경쟁 LCC에서도 요금 인상을 실시하고 있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항공은 5년 전인 2012년에도 항공료 인상 문제로 갈등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주항공은 국내선 항공료를 평균 12.8%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때 제주도는 법원에 ‘항공요금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에선 도민에 한해 인상 전 요금을 적용하라고 조정했고, 동시에 항공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중재기관의 중재 결정을 따르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올 초에는 또 다른 갈등도 있었습니다. 바로 ‘콜센터 이전’을 둘러싼 문제였는데요. 제주항공이 지난 2월 제주에 있는 예약 콜센터를 서울 김포 예약센터로 이전해 통합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선 “제주항공이 제주를 홀대한다”며 “이런 식이면 사명에서 제주를 빼라”는 식의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제주도에서도 콜센터 이전 문제를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급기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항공 콜센터 폐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주항공 경영진에 전달하고 나섰습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국 제주항공은 예약센터 이전 계획을 접었습니다. 현재는 김포와 제주 두 곳에서 각각 예약센터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결국 콜센터를 둘러싼 갈등에선 제주도가 ‘승자’가 된 셈입니다. 과연 이번 항공료 인상 문제는 어떤 결말이 나올까요. 제주도와 제주항공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끝) /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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