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으로 경험 쌓은 중국…구조기술 없어 지켜만 본 한국

입력 2017-03-24 19:14   수정 2017-03-25 06:12

상하이샐비지, 2000억 썼지만 해상구조 기술 전 세계 홍보


[ 오형주 기자 ] 세월호 인양은 중국 해상구조 전문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맡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국영기업인 상하이샐비지는 1951년 설립됐다. 잠수사 등 전문인력이 1400명에 달하며 1900건 이상의 구조작업을 경험했다. 2015년 7월엔 중국 양쯔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를 인양하기도 했다.

상하이샐비지는 국내 업체인 오션씨앤아이와 7 대 3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양에 참여했다. 오션씨앤아이가 해상구조 경험이 거의 없는 해저케이블 업체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작업 전 과정을 도맡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정부는 2015년 7월 세월호 선체 인양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 입찰을 진행해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한국은 조선·해양플랜트 건조실적 세계 1위의 해양 강국이지만 해상구조 관련 기술력이나 경험은 걸음마 수준이다. 해양수산부와 민관 합동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2015년 세월호 인양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는 국내 최대인 1만t급 해상크레인을 보유했지만 해상구조 사업을 하진 않는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인양이 계획보다 지체된 점을 들어 상하이샐비지의 기술력과 인양업체 선정 과정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인양 작업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 같은 해역 여건에서 선체 자체 무게만 6000t이 넘는 대형선박을 통째로 인양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었다. 이 회사는 인양 작업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해수부로부터 받을 916억원을 훨씬 초과한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샐비지가 적잖은 출혈을 감수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세월호 인양에 성공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양 기술력을 갖춘 해상구조회사로 한 단계 도약해 더 큰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월호 인양에는 두 척의 재킹바지선이 유압잭과 인양줄로 선박을 건져올리는 ‘텐덤 리프팅’ 방식이 적용됐다. 세월호 정도의 대형선박 인양에 텐덤 리프팅 방식이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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