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조롱'한 요르단 항공사

입력 2017-03-27 09:32   수정 2017-03-27 17:02



(정지은 산업부 기자)요르단 대표 항공사인 로열요르단항공이 미국 정부가 중동 국가를 거치는 미국행 항공편 탑승객에게 노트북, 태블릿PC 등 대형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을 조롱하고 나섰습니다.

로열요르단항공은 24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 데 따라 장거리 비행을 견디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없이 12시간 비행을 보내는 12가지 방법’인데요. 책 읽기, 과자 먹기, 명상하기, 옆 사람과 인사하기는 비교적 평범한 방법에 속합니다.

엉뚱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방법도 여럿 소개했는데요. 팔걸이 영토권을 주장하기, 인터넷 시대 이전에 나눈 원초적인 대화에 참여하기,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데 1시간을 보내기, 접이식 테이블을 키보드처럼 사용하기,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갖고 있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기, 삶의 의미를 분석하기 등입니다.

로열요르단항공 측은 이 글에서 “매주 미국행 여행과 관련해서 새로운 금지 조치가 나오고 있다”며 “그 덕분에 우리는 시인이 돼 가고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이어 “어느 누구도 우리의 즐거운 비행시간을 망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팁을 공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조롱하는 메시지인 겁니다.

이 글은 세계 각국의 SNS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대부분 ‘속 시원하다’ ‘흥미로운 조롱’이라는 반응입니다. 로열요르다항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도 트럼프 캠프가 ‘모든 무슬림은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두고 “미국 입국이 허락돼 있을 때 항공편을 예약하라”는 글을 SNS에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21일부터 요르단·터키·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카타르·모로코·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8개국과 미국을 오가는 직항 노선에선 휴대폰, 의료용 기기를 제외한 노트북, 태블릿PC, 카메라 등 대형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조치는 테러위협 정보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일시적으로 시행되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끝) /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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