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대로 대출사기 행각, 순진한 외모로 뒤통수 치죠"
군 입대 앞두고 연기 종횡무진
[ 유재혁 기자 ]
인기 드라마 ‘미생’에서 순진한 직장인 장그래 역으로 스타가 된 임시완(29)이 능글맞은 사기꾼으로 돌아온다. 29일 개봉하는 범죄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에서 ‘작업대출계의 샛별’ 민재(가명 민대리) 역을 연기했다. 작업대출이란 은행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신분 등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범죄로 2005년과 2006년 사회 문제가 됐다. ‘원라인’의 배경도 당시로 설정했다.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임시완을 만났다.
“돈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예요. 풍요롭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돌이켜보게 합니다. 하지만 재미와 오락에 치중해 교훈적인 메시지는 약해요.”
가난한 대학생 민재는 작업대출계의 ‘전설’ 장 과장(진구 분)을 만난 뒤 5인조 신종 범죄단에 들어가 사람들의 돈을 쓸어담는다. 그러나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기꾼들은 서서히 다른 속내를 드러낸다. 민재는 거짓말을 못할 것처럼 순진해 보이는 외모로 사람들의 뒤통수를 친다.
“사기꾼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화려한 언변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맑고 바르게 행동하는 것처럼요. 물론 그건 다 쇼지요. 양경모 감독님과 의논한 결과 처음에는 장그래처럼 관객에게 익숙하게 다가선 뒤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로 했어요. 착하고 진중하면서 반듯한 이미지가 쇼라는 거죠.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제 성격이 다차원이란 것도 처음 알았어요. 작품을 만날 때마다 제 성격과 모습이 어떻게 변해갈지 스스로 흥미로워요.”
그는 캐릭터를 정해 연기할 때 늘 감독과 상의한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이론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양 감독은 임시완에게 천부적인 연기자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임시완은 “낯간지럽고 당황스러워서 제발 그런 말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며 웃었다.
“예전에는 연기하는 게 스트레스였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 때문에 연기를 오래 못할 것 같았어요. 마음가짐을 바꾸니까 이번에는 즐거웠습니다. 촬영 과정에 호기심이 생기고, 설레면서 궁금해졌어요. 저 자신도 전보다 밝아졌고요. 이전에 차분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템포와 톤이 몇 단계 올라간 느낌입니다. 작품의 결과가 좋을 때 저는 항상 생각해요. 그 결과에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했는지 말이죠.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겁니다.”
임시완은 원래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출발했다. 그에게 가수 활동은 접었느냐고 물었다.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기회가 오면 OST를 하고, 공연도 할 겁니다. 연예인이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보여주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것을 최대한 예쁘게 포장하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엄친아’ 같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싶습니다.”
임시완은 올해에도 바쁘다. ‘원라인’부터 시작해 영화 ‘불한당’,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대중과 만난다. 군 입대도 앞두고 있다.
“‘왕은 사랑한다’ 촬영을 마치고 입대하면 좋겠습니다. (군대를 안 가서) 아직도 숙제를 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숙제를 안 하고 미루면 선생님께 혼나니까 빨리 해치우고 속이 편했으면 좋겠어요. 현역으로 갑니다.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았거든요. 하하.”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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