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 LG 스마트폰의 악연

입력 2017-03-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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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목 산업부 기자) 요즘 전자업계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전자, LG전자의 ‘묘한 악연’이 화제입니다. 이들 회사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의 중요 정치일정이 맞물려 관심이 분산되고 있어서입니다. LG전자의 G6 출시는 탄핵 선고일과, 삼성전자 갤럭시 S8의 언팩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청구 실질심사와 날짜가 겹쳤습니다.

먼저 LG전자가 G6를 국내에 출시한 지난 10일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일이었습니다. 8일 헌재가 탄핵 선고일을 공포하자 LG전자 안팎에선 “지지리 운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고객들이 높은 관심을 가져도 흥행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목이 탄핵 심판 결과에 쏠리게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이같은 걱정은 기우가 됐습니다. 국민 대부분이 탄핵에 환호하며 G6도 ‘탄핵폰’이라는 별명을 얻고 좋은 이미지를 거두게 됐기 때문입니다.

갤럭시 S8의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도 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현지시간 29일 오전 11시에 여는 언팩 행사와 관련해서입니다. 갤럭시 S8이 처음 선보이는 이 행사의 한국 시간은 30일 자정입니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청구된 구속영장에 대한 실질심사를 하는 날입니다. 보통 구속 여부가 자정을 넘겨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갤럭시 S8 언팩 행사는 시간까지 거의 겹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보통은 다음날 신문 1면을 장식했을 갤럭시 S8의 사진은 박 전 대통령의 사진에 밀려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실질심사 결과와 그에 대한 국민 반응에 따라 G6처럼 전화위복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끝)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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