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형 국가'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한국

입력 2017-03-28 18:55  

무역협회 글로벌 콘퍼런스

2년 만에 3계단 떨어져
비효율적 규제가 발목 잡아



[ 김순신 기자 ]
기업가형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가정신을 홀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한 데다 비효율적 정부 운영과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 경제 재도약의 길, 기업가형 국가’를 주제로 연 ‘2017 KITA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한국의 기업가형 국가지수(ESI)가 2년 연속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2012년 12위였던 한국의 ESI는 2014년 15위를 기록하며 세 단계 하락했다.

ESI는 기업가형 국가를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정량화한 지표다. 한 국가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기업친화적 사업 환경, 정부 운영 효율성, 혁신과 창의적 기업 지원 정책 등 6개 변수를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경제포럼 등의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다.

연구를 총괄한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비효율적 정부 운영과 각종 규제 때문에 한국의 ESI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지만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ESI는 최근 2년간 상승하고 있다”며 “한국의 순위는 스위스(6위)를 9단계 밑돌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정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28위)이 좋지 않고, 정부 운영의 효율성(22위)이 떨어지는 상황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랜들 홀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한국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높이고, 무역과 노동 및 기업분야에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며 “지속적인 경제 발전은 기업가들의 혁신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기업가정신이 공무원정신으로 바뀌면서 관료형 경제가 돼 가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호 무협 회장(사진)은 “국가 경쟁력은 기업의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한국 사회가 알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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