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자동차 부품 시장에 '가짜 상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외를 중심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로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작년 중국 인도 러시아 중동 등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거래된 가짜 부품은 그 규모가 100억원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3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와 중동이 각각 29억, 2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는 최근 완성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부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곳이다.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인식은 낮아 가짜 부품이 판을 치고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가 작년 중국에서 현지법인과 10여차례 가짜 부품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유통업체 69개소가 적발됐다. 베이징 상하이 등 전역 16개 도시에서 이뤄진 단속은 가짜 부품이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근엔 베트남에서도 가짜 부품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곳에서 만들어진 모조품과 중국 인도서 생산된 것이 유입돼 뒤섞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보면 가짜 부품은 브레이크 패드 필터 벨트 등 소모품부터 안전과 직결되는 쇼크 업소버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모조품은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쳐 만들어지는 순정 부품보다 내구성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가짜 부품은 저렴한 재료와 허술한 구성품으로 제작돼 차량 성능을 떨어뜨린다. 심각한 경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또 문제가 발생해도 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30~40% 저렴한 가격에 현혹돼 안전을 위협받는 것.
업계는 가짜 부품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2년엔 이미 사용된 에어백을 봉합해 판매한 공업사 대표와 중고차 매매업자 등이 검거된 바 있다. 2013년의 경우 엔진 밸브 등 200여종의 모조품이 국내로 대거 반입되기도 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관계 당국 등과 협조해 가짜 부품 단속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부품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면 재차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정비업체가 순정품을 취급하는 공식 지정소인지 살펴보고 교환 시 홀로그램 여부 등을 꼼꼼히 물어봐야 한다. 정비서와 견적서를 받아두면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빙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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