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이자로 녹는 재산…은퇴 전에 빚지는 습관부터 버려라

입력 2017-03-30 17:02  

자녀교육·카드·주택·경조사…알게 모르게 빚 권하는 사회
오랜 현장경험으로 제시하는 가계부채 탈출 노하우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백정선· 김의수 지음 / 비즈니즈북스



빚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거래가 원활하면 문제가 없을 텐데, 이런 저성장 상태가 계속되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개인 차원의 문제로 그치면 그래도 다행인데 사회 전체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백정선 김의수의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철저하게 개인 차원의 빚 관리 대책을 제시한 책으로 일종의 방어적인 재테크 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알게 모르게 빚 권하는 사회가 어떻게 조직화돼 있는지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과 사회 차원의 부채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실용서답게 네 개 장으로 나눠 진단, 원인 분석,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의 진단은 일반인이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자만 내고 버티는 사람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저성장이 부채 문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위기는 오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에게 와 있다. 가장 명백한 증거는 경제 전반의 상황이다.” 문제는 부채 문제가 악화되면서 저성장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가계부채로 인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내수 경제 침체로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저자들의 시각은 조금 더 나간다. 일본의 신도시 쇠락과 같은 일이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장에 일면 수긍하면서도 “하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거의 비슷한 모습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빚을 지게 만드는 구조적인 요인을 낱낱이 제시하고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것은 자녀 교육, 카드, 관혼상제 등과 같이 누구든지 알 만한 것이기도 하고 자주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인 사례와 숫자를 동원해서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 남다르다. 말이 아니라 사례와 숫자는 더 잘 와 닿기 때문이다.

빚지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집과 소비패턴, 자녀교육비, 보험을 비롯한 금융상품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은 매우 구체적이다. 실무에 능하고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저자들의 조언 가운데 하나는 이렇다. 한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은 모두 변액연금이나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 큰 차이가 있다면 미국은 10년 유지율이 60% 이상이지만 한국은 20~30%에 머물고 있다. 10년을 못 채우고 연금보험을 해지하는 빈도가 이 정도로 높다면 당연히 선택도 이런 문제들을 고려해서 이뤄져야 한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조정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는 부채 관리 전략에 관한 저자들의 책은 재테크 서적이면서 부채 문제에 대한 통념을 깨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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