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최근 불거진 메리트(승리수당)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3일 이 회장은 선수협을 통해 “야구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을 실망시켜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선수들의 입장만을 성급하게 내세우다 오해를 사게 된 점을 반성한다”면서 “최근 어지러운 사회 상황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패에도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야구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각 구단에 복지수당 신설 검토를 요청하기로 했으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메리트 제도 부활 논란에 휩싸였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경기 외적 활동에 대한 복지수당이라고 반박했지만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구단 주최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게 화근이 됐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연봉 외 수당을 요구한다는 점이 야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프로선수가 팬을 위한 행사에 보수를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제기됐다.
선수협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팬을 볼모로 협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이 회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게 됐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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