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창립 50주년] '뉴 롯데' 시동 건 신동빈…"롯데는 평생가치 창조자 돼야"

입력 2017-04-03 17:36  

"롯데가 새로 태어난다"
롯데과자 먹고 자란 아이가
마트·백화점서 쇼핑하고 여행가면 롯데호텔서 숙박

양적성장서 질적성장으로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는 공동체에 도움되는 것"



[ 강영연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롯데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오늘은 롯데가 반세기 만에 새롭게 태어나는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또 하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것이다. ‘고객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신 회장이 이뤄가려는 향후 50년 롯데의 모습이다.


◆가치 창조자로 재탄생

롯데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포한 새로운 비전은 ‘평생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다. 평생 롯데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롯데 과자를 먹고 자란 아이가 성인이 돼 롯데백화점을 이용하고, 가족들과 롯데호텔로 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롯데는 이를 위해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롯데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신 회장이 롯데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부터 사업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2006년 롯데쇼핑을 한국과 영국 증시에 상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국내에서는 하이마트와 KT렌탈(롯데렌탈), 삼성정밀화학 등을 인수하고 해외에선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와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컬을 손에 넣었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23조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92조원을 넘어섰다.

신 회장의 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020년까지 매출200조원을 올려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연평균 성장률(매출 기준)을 17%로 유지할 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국내 경기는 지지부진하고, 과거처럼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해외사업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그러나 앞으로 50년간 롯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탓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신 회장은 판단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지금 새로운 성장을 위한 전환점에 와 있다”며 “상상력과 유연한 사고를 발휘해 급변하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성장이 사회 발전으로”

지난해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롯데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좀 더 세부적인 계획을 내놨다. 질적 성장을 위해 사회적 가치 지향과 지속 가능한 성장률 확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미래가치 창출이라는 네 가지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투명경영,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을 경영 방침으로 정했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를 사회공헌에 맞추겠다는 뜻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이익을 낸다고 해도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롯데그룹은 발표했다. 신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공동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가치도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에는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의 관점에서 봤다. 앞으로는 주주와 채권자가 기대하는 수익을 뛰어넘는 부가가치 창출 기준으로 수익성을 분석하겠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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