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형주 기자 ] 세월호 선체 주변에서 휴대폰 등 유류품이 무더기로 나왔다. 참사 당일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열쇠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갑판에서 진흙 등 펄 제거 작업 중 휴대폰 1대를 비롯해 수첩, 지갑, 넥타이 등 유류품 79점이 수습됐다. 유류품은 대부분 현장 작업자들이 펄을 자루에 담는 수작업 중 발견됐다. 이준석 선장의 것으로 보이는 손가방과 여권·카드·통장 등을 제외하곤 아직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유류품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건 휴대폰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휴대폰에 사고 당시 구체적인 상황이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이 저장돼 있다면 진상 규명에 중요한 단서로 쓰일 수 있다. 희생자들이 생전에 남긴 개인적인 메시지 역시 소중한 기록물이다.
휴대폰에서 이런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년 가까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동안 기기가 완전히 부식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특수 처리된 금속이라도 강한 염분에 노출되면 불과 며칠 만에 녹슬 수 있다”면서도 “메모리 반도체와 기판을 연결하는 금속 부분이 부식됐더라도 반도체는 괜찮을 가능성이 있어 정밀한 감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왼쪽면에 배수구를 뚫어 선체 무게를 줄이는 작업은 하루 종일 계속됐다. 운반을 위해선 460t 이상 무게를 줄여야 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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