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남부구치소로 이감 검토
이르면 이번주 중 우병우 소환
[ 박상용 기자 ]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첫 조사에 나선다. 검사들이 구치소를 방문하는 ‘출장 조사’ 형태지만 구속 전보다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4일 서울구치소에 한웅재 형사8부 부장검사 등을 보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당초 검찰청사에서 조사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심리 상태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방문 조사를 요구해 이를 받아들였다. 전직 대통령의 ‘구치소 조사’는 1995년 반란수괴·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이다.
조사는 서울구치소 내 별도 조사실에서 한다. 구치소 측은 방 하나를 비우고 조사에 필요한 책상과 의자, 컴퓨터 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는 한 부장검사를 비롯해 보조검사 한 명과 여성 수사관 한 명이 투입된다. 한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수수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의 물증을 들이대며 자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한두 차례 추가 조사한 뒤 오는 15일 이전 기소할 방침이다.
서울구치소는 전직 대통령의 수감생활 전반을 관리하기 위해 독방 바로 옆방을 비우고 여성 교도관 6~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배치했다. 아울러 검찰은 공범 관계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말 맞추기’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씨의 수감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우 전 수석을 소환할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 수사와 관련된 46~47명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달 24일엔 청와대를 압수수색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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