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사 지난해 실적] 삼성전자 빼고도…상장사 영업익 16% 늘어

입력 2017-04-03 18:55   수정 2017-04-04 05:27

유가증권시장 533개사

철강·화학·건설업종 '선전'

섬유·운수창고 음식료품 등은 내수경기 악화로 부진



[ 최만수 기자 ]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 호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수혜를 누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015년보다 3조원 가까이 늘었다.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등 정유·화학 대표기업들이 1년 새 영업이익을 50% 이상 늘렸다. 수출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작년에 부진했던 기업들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만큼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장사 수익성 대폭 개선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3일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33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이 7.3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6.46%)보다 0.9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작년 기업들이 1만원어치 제품을 팔아 737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상장사들의 수익성(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후 5%대로 떨어졌다가 2015년 6%대로 회복된 뒤 지난해 7%대로 올라섰다.

흑자 기업도 전년보다 늘어났다. 전체 조사 대상의 81.4%에 달하는 434개사가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다. 전년 흑자 업체 비중 76.9%(397개사)보다 나은 성적이다. 434곳 중 66개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적자전환 기업은 48개사였다.

연결부채비율은 114.2%로 2015년 말 대비 5.5%포인트 감소했다. 2012년 이 비율이 140%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2년 연속 뒷걸음질 친 매출이 2년 만에 상승세(0.8%)로 방향을 튼 대목에도 주목하고 있다. 외형 성장을 동반한 수익성 개선으로 ‘불황형 흑자’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기업들의 매출 회복세가 더 뚜렷하다”며 “이익이 먼저 늘고 매출이 뒤따라 증가하는 경기개선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돋보여

업종별로는 철강 화학 등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으로 고전하던 경기 민감업종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2015년보다 10.7% 늘어난 29조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독보적인 수익력을 보인 가운데 나머지 상장사들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출의 12.3%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상장사들의 연결 매출액은 0.8%, 영업이익은 16.5%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6.38%로 전년보다 0.86%포인트 개선됐다.

포스코(18.0%)가 이끄는 철강금속업종 영업이익은 17.7% 증가했다. 에쓰오일(97.7%) 롯데케미칼(57.9%) 등이 포함된 화학업종(31.6%)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SK이노베이션(63.0%)이 속한 서비스(26.9%)를 비롯해 종이목재(88.5%) 운수장비(33.4%) 건설(30.2%) 서비스(26.9%) 기계(20.2%) 통신(13.5%)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내수경기 악화로 섬유의복(-17.1%) 운수창고(-12.2%) 의약품(-6.8%) 음식료품(-5.0%) 등의 영업이익은 줄었다. 삼성전자의 선전에도 전자전기업종의 영업이익은 15.9% 감소했다. SK하이닉스(-38.9%) LG디스플레이(-19.3%) 등 주요 업체들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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