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연대는 힘들어
한국-민주 양자구도로 갈 것"
[ 박종필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3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각자의 본당에서 떨어져나온 정당”이라며 “결국 본당으로 다 합쳐질 정당”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공동 인터뷰에서 “후보 사이에 각이 서지 않은 대선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며 이번 대선이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간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대세론을 형성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정치세력들이 모두 연합하는 소위 ‘비문(비문재인) 연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 간 연대는 이해가 가지만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하는 것은 대선의 각이 서지 않는다”며 “문재인을 배제하기 위한 연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앞서 열린 중앙당 사무처 직원 월례조회에 참석해 “바른정당을 절대 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바른정당과는 이혼한 것이 아니다. 우리 당에서 조금 부부싸움을 하다가 잠시 별거한 것”이라며 “곧 다 돌아올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반대한다는 지적에 대해 “친박이 없어졌기 때문에 반발도 없다”며 “이미 대선 경선 책임당원 투표에서 친박 주자 세 명의 지지를 합한 것보다 많은 61.6%를 얻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친박계가 당에서 건재했다면 제가 후보가 될 수 있었겠나”라며 “(보수 후보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 때문에 제게 기회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후보가 한국당을 ‘큰집’, 바른정당을 ‘작은집’에 비유하며 날을 세워온 데다 바른정당의 핵심 요구사항인 ‘친박 청산’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면서 두 정당 간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친박계도 이제 친박은 없고 힘을 합쳐서 홍준표를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자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대선을 앞두고 뺄셈의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대치동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탄핵의 원인(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멸된 만큼 당연히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야 한다”며 “(홍 후보) 성질대로 하지 말고 대선은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홍 후보 측이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수가 여러 가지 잘못 때문에 분열되고 어려우니 힘을 합치라”는 언급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이어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김 전 총리는 “우파 결집을 해서 꼭 대통령이 돼 달라”며 “좌파들이 집권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말했다고 홍 후보가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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