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기자 ]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3일(현지시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최소 1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폭발은 이날 오후 3시쯤 센나야 플로샤디역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 사이 구간을 지나던 지하철 객실 안에서 두 차례 일어났다. 지하철 2호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북을 관통하는 노선이다. 폭발이 일어난 두 역 모두 환승역이다. 폭발의 파괴력은 크지 않았지만 승객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는 구조수색팀 80여명이 출동해 구조·대피 작업을 벌였으며 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는 폐쇄됐다. 러시아 당국은 “폭발이 테러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일어났다. 사건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 도시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사건 직후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과 대책을 논의한 뒤 “아직 폭발 원인에 대해 단정하기는 이르며 테러리즘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2010년 3월에도 모스크바의 지하철역 두 곳에서 체첸 분리주의자 두 명이 자폭 테러를 일으켜 40여명이 숨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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