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쏙 뺐다…현대·기아자동차, G2 판매 급감

입력 2017-04-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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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에 중국판매 반토막

SUV 신차 라인업 부족하고 고급-저가사이 '샌드위치' 신세
현지서 인기있는 픽업트럭 없어…자동차 전쟁터 미국선 8% 감소
전략모델·인센티브로 반전 노려



[ 장창민 기자 ]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났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모델이 없었던 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치면서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고전을 겪고 있다.


◆중국 판매량 50% 이상 급감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판매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2% 급감했다. 현대차는 44.3% 감소한 5만6026대를 팔았으며, 기아차는 68.0% 급감한 1만600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월간 판매 실적이 지난달(9만1222대)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대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SUV의 포트폴리오 부족이다. 2015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SUV 붐이 일어났지만, 현대·기아차는 제때 현지에서 통하는 중소형 SUV를 내놓지 못했다. 투싼 등 판매 중인 몇몇 SUV 모델 역시 중국 토종 업체들이 내놓은 모델보다 30~40% 비싼 편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처지다. 폭스바겐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중국 현지 업체들 사이에 끼어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브랜드 위상도 문제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자동차 판매 촉진을 위해 구매세를 50% 인하해줬지만, 올 들어 인하 폭이 25%로 줄어 현지 시장 자체가 쪼그라든 탓도 있다.

여기에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현지 인터넷·모바일에서 한국 자동차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매장을 찾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전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가동에 들어간 4공장(창저우공장)에 이어 올해 5공장(충칭공장)까지 가동되면 재고 문제로 인해 수익성마저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전략 차종 대거 투입”

중국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경기 회복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각축장으로 변한 미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6만9265대를 팔았다. 주력 차종인 쏘나타 판매가 크게 줄었다.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1만5357대로, 전년 같은 달(2만8778대)보다 46.6% 떨어졌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15.2% 감소한 4만9429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이 크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SUV나 픽업트럭(짐칸의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 모델이 거의 없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 전략 모델을 이른 시일 내 출시해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선 신형 위에둥에 이어 신형 포르테 등을 포함한 소형 차급 4개와 SUV 2개 등 총 6개의 모델을 추가 투입해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베이징과 창저우 등 현지 공장의 생산물량을 조정하고 인센티브(현금 할인)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엑센트, 프라이드 등 일부 노후화된 모델에 대해 인센티브 지출을 늘려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북미 시장에 친환경차인 아이오닉과 스팅어 등 신차 투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 전략 모델 수를 더 늘리는 동시에 딜러 인센티브를 더 높여 판매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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