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세계경제] 부활하는 신흥국…미국 금리인상에도 자본유입 늘어

입력 2017-04-04 19:59   수정 2017-04-05 05:52

1분기 순유입 580억달러, 2015년 1분기 이후 최대


[ 이상은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신통치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민간 기구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비공식 통계치에 따르면 신흥국 평균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2월 4.1%(연율 환산)에서 지난 1월 4.4%로 상승하는 추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신흥국이 성장 모멘텀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지속해온 양적완화(QE) 정책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 25개국 비거주자 포트폴리오 자금(주식 및 채권투자)은 298억달러(약 33조4000억원) 증가해 순유입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중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린 것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신흥국 1분기 누적 순유입 금액은 580억달러로 2015년 1분기(592억달러) 후 최대치였다. MSCI 이머징마켓(EM) 지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958.37로 2012년 1분기 후 5년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뒤 급락한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미국 대선 전 수준을 회복했다. 인도는 작년 말 화폐개혁으로 인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경제성장률(지난해 4분기 7.0%)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성장세도 꾸준하다.

다만 신흥국이라고 전부 사정이 좋을 리는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주 시장 친화적이던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경질 사건으로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국가 신용등급도 투기등급(S&P 기준)으로 떨어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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