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경매 재테크] "한라산보다 서쪽 해안지역에 관심을…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입력 2017-04-05 16:17  

신한은행 '부동산 필드아카데미' 제주도 따라가보니

보전·생태계·녹지지역 개발 불가
싼 가격에 솔깃해 샀다간 '낭패'

공장용지·농업기반정비지역 지목 변경 어려워 투자 유의를
돌무덤·분묘 존재 여부도 확인

드림타워 완공땐 상권 빨아들여
구시가지 상가 투자는 주의를



[ 조수영 기자 ] “제주도는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집을 지을 땅은 많지 않습니다.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가치가 여전히 큰 시장이라고 봅니다.”(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신한은행이 진행하는 ‘고준석의 멘토스쿨-부동산 필드아카데미’가 지난달 29일 30여명의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와 함께 제주도를 찾았다. 고 센터장은 “제주도는 중국인과는 무관하게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로 제주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매력 있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제주도 부동산의 가장 큰 호재는 천혜의 자연이다. 바다와 한라산이 만들어낸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환경은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삶의 질을 추구하는 도시인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고 센터장은 “투자가치로 따지면 한라산 인근보다는 해안가 지역이 훨씬 높다”며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된 서쪽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투자할 땅을 찾는다면 지목과 용도지역·지구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멘티들이 처음 찾은 곳은 애월읍 해안가에 자리잡은 카페였다. 해안도로에 접하고 있어 카페, 레스토랑 등으로 개발하기 좋은 입지지만 보전녹지지역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고 센터장은 “자연환경이 우수한 제주도는 개발 규제가 강하다”며 “보전녹지지역은 개발이 제한돼 있어 건물을 세울 수 없지만 여기는 운 좋게 일시적으로 보전녹지지역에서 해제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경관보전지구, 생태계보전지구, 지하수자원보전 1·2등급 부지는 개발이 불가능하다. 싼 가격에 덜컥 매수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공장 앞 부지는 반대 경우다. 국제학교가 인근에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던 땅이지만 지목은 공장용지, 용도는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고 센터장은 “공장용지는 지목 변경이 어렵고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지역에는 집을 짓기 어렵다”며 “땅 투자는 전원주택을 짓거나 건물을 올려 자본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큰데 이런 지목, 지역·지구의 땅은 투자에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독특한 풍습도 주의해야 할 요소다. 이 부지의 한켠에는 2m가 조금 넘는 돌무덤이 있다. 고 센터장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구조물이라면 부지 개발 시 주민들에게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돌무덤이 있다면 계약 시 반드시 ‘매도자가 처리한다’는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밭에서 종종 발견되는 분묘도 보상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센터장은 “분묘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전’ 지목의 땅을 살 때는 반드시 도면을 확인해 분묘 존재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부동산 투자에서 주의해야 할 분야는 무엇일까. 고 센터장은 상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복합리조트인 제주 드림타워가 2019년 완공되면 제주의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며 “옛 시가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양형 호텔도 리스크가 커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고 센터장은 “분양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홍보하지만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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