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의 기다림 끝…이웅열 코오롱 회장 '신약 골든벨' 울렸다

입력 2017-04-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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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3분기 본격 생산 대비
"생산설비 10배로 늘려라" 특명

1회 주사로 2년 약효 유지
일본에 5000억 기술 수출 '쾌거'



[ 주용석 / 조미현 기자 ]
코오롱그룹이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국내 생산 설비를 지금의 약 10배로 늘린다. 현재 연 1만도즈(1도즈=주사기 1개) 규모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충북 충주공장 설비를 연 10만도즈가량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5일 충주공장을 찾아 생산설비를 점검했다.

인보사는 올해 61세인 이 회장이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고 할 만큼 공을 들이는 신약이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치료 기법을 적용했다. 정상적인 연골 세포와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세포를 무릎에 주사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한다.

기존 치료제는 환자가 통증을 느낄 때마다 주사를 맞거나 수술이 필요한 반면 인보사는 1회 주사로 2년간 약효가 유지되고 수술도 필요 없는 게 장점이다. 아직까지 약값이 거론될 단계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인보사 1도즈 가격이 200만~400만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보사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이 회장이 그룹 내에서 인보사 개발과 관련한 보고를 처음 받은 때는 1998년 11월이었다.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년가량이 흘렀을 때였다. 외환위기 직후여서 그룹의 앞날이 불투명한 데다 아무리 짧아도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내부에서조차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성공 가능성이 0.00001%(1000만분의 1)라고 해도 그룹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며 사업을 시작했다. 1999년 미국에 티슈진, 2000년 한국에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세워 인보사 연구에 매달렸다.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바이오 신약이라는 특성상 환자를 장기간 관찰해야 하는 데다 법적 장애물도 많았다. 코오롱은 19년간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5~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판매 허가를 받으면 올 3분기부터 국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임상 2상 시험을 마치고 3상(최종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주용석/조미현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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