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미 기자 ] “경기가 되살아나고 금리가 오르는 국면엔 사모대출펀드(PDF)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대수익률이 연 8~10% 선에 달합니다.”
에릭 로이드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프라이빗파이낸스 대표(사진)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관투자가들이 PDF 투자를 늘리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PDF는 기업 대출과 관련한 여러 상품을 함께 일컫는 용어다. 자산운용사가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의 상품이 많다.
로이드 대표는 PDF 시장과 관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은행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하는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성숙한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긴 하지만 성격이 비슷한 뱅크론(변동금리 선순위담보대출·시니어론)이나 하이일드채권보다는 안정적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PDF는 시장에서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뱅크론, 하이일드채권과 달리 만기(3~5년)까지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대신 연 1.5~2%포인트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장기 투자상품인 만큼 가격 변동폭도 크지 않다. 기관투자가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이 상품은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5년 뒤에나 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을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이일드 시장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소재 기업은 경기 순환 주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시장 대응이 어렵다”며 “예측 가능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중소기업 대출이 PDF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경기가 회복 기조에 들어섰다는 점은 사모대출 시장에 상당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신호”라며 “지난해 사모대출 기업의 부도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글로벌 자금이 PDF 시장에 급속도로 몰려들면서 신상품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만큼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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