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 기자 ] 화장품 업체인 네이처리퍼블릭이 3년 만에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부터 추진한 매각 작업이 표류 위기에 처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2618억원 매출에 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8.0%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도 적자전환해 1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손실이나 순손실을 낸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에뛰드 등 매출 상위 7개 화장품 브랜드숍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순손실을 냈다. 최대주주인 정운호 전 대표(지분율 74.02%)가 2015년 말 해외 도박 혐의로 구속 수감되는 등 경영권이 흔들리면서 회사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화장품 브랜드숍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판매촉진비 등이 불어난 것도 실적을 깎아 먹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급속히 악화된 만큼 회사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감 중인 정 전 대표는 지난해 국내 한 금융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네이처리퍼블릭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중국계 유통기업과 인수협상을 하기도 했지만 매각 가격을 놓고 견해차가 커지자 협상이 소강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 출신인 호종환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이어지는 등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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