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현대자동차의 쏠라티(사진)는 라틴어로 ‘편안함’을 뜻하는 대형 밴이다. 14인승, 15인승, 16인승 세 종류가 있다. 모두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 특히 15인승 이하는 1종 보통 운전면허로도 몰 수 있다.
지난 6일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2017년형 쏠라티를 타고 서울 용산소방서를 출발해 30㎞가량 달려봤다. 차 앞에 서니 엄청나게 큰 차체에 압도됐다. 현대차 중형버스 카운티와 맞먹는 몸집이다. ‘운전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몰려왔다.
운전석에 앉자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높은 차체 덕분에 시야가 탁 트였다. 실내 공간은 넓으면서 안락하다. 키가 180㎝인 사람이 서 있어도 머리 위 공간이 남는다. 장거리 운행을 해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이다. 곳곳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실내조명과 수납공간 등 탑승자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커다란 차체가 힘차게 앞으로 나갔다.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3.0㎏·m 힘을 발휘하는 2.5L 디젤엔진은 4t이 넘는 차체를 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저단 가속성능이 개선된 8단 자동변속기는 손이 쉽게 닿아 편리하다.
승용차보다 짧은 보닛은 운전을 한결 수월하게 해줬다. 좁은 골목길과 코너를 돌 때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맞은편 차선을 넘는 경우도 없었다. 다만 차체가 높은 만큼 회전할 때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운전대는 뻑뻑해서 돌릴 때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 운전석과 높낮이 차이가 있는 사이드 브레이크의 불편함은 쏠라티가 풀어야 할 숙제다.
쏠라티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과 급제동경보시스템(ESS) 등 안전사양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L당 12.2㎞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6014만~6292만원. 캠핑카, 구급차, 어린이버스, 냉장밴, 윈도밴(화물용) 등 각 용도에 맞는 모델을 살 수 있다. 이날 시승 서비스에 참석한 소방서 관계자는 “수입 구급차는 부품 가격이 비싸고 부품을 구하기도 어려워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며 “쏠라티는 국산이기 때문에 정비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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