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마다 '해외인재 유치' 외쳐도 실적은 '낙제'

입력 2017-04-07 19:12   수정 2017-04-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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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상 체류 땐 영주권' 2015 경제정책 때부터 발표

특별귀화·복수국적 허용…비자발급요건 완화 등
각종 대책 발표했지만 외국인 전문인력 제자리
5년간 겨우 1% 늘어



[ 황정수 기자 ] 정부의 해외 우수인재 유치 정책이 겉돌고 있다. 6개월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 전문인력은 5년간 겨우 1% 늘었다. 복수 국적 허용, 영주권 취득 기간 단축 등 ‘유치 요건 완화’에 치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취업 알선, 거주여건 향상, 인식 개선 등 외국인 전문인력이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6개월마다 쏟아지는 대책

정부가 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건 2014년 하반기부터다. 기획재정부는 2014년 말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우수 외국 인력을 전략적으로 유치해 국내 산업구조 및 인구구조 변화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전문인력의 연령, 학력, 소득, 한국어 능력 등에 점수를 매겨 1년 이상 체류한 고득점자에겐 영주자격을 준다는 정책이 나왔다.

이후 6개월마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 방안을 계속 내놨다. ‘국내 이공계 석·박사학위 취득자 중 우수인재의 특별귀화 및 복수국적 허용’(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외국인 장학생에 대해 유학, 취업, 영주권 취득까지 통합한 D-2A 비자 신설’(2016년 상반기), ‘각 부처가 추천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외국인 인력에 대해 특정 활동비자(E-7) 발급요건 일괄 면제’(2016년 하반기) 등 대책이 쏟아졌다.

◆5년간 560명 늘어

정부가 6개월마다 대책을 내놓은 건 그만큼 해외 우수인재 유치의 필요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등에 대응하려면 해외 전문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 현상에 따른 전문인력 부족, 중소기업 인재 유치 어려움 등도 외국인 전문가 수요가 커진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성과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1년 139만5077명에서 2016년 204만9441명으로 65만4364명 급증했지만 외국인 전문인력(전문비자, 유학비자 취득 외국인)은 같은 기간 4만7774명에서 4만8334명으로 56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급인재 체류 여건 개선해야

정부가 유치 요건 완화에만 중점을 둔 게 패착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고급인력이 한국에 와서 잘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우선인데 유치 요건만 풀었다는 것이다. 경제정책방향에서 ‘외국인 정주여건 개선’이 언급된 건 2015년 상반기뿐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전문인력과 국내 기업 연결, 가족 취업 지원 등 생활여건 개선, 개발도상국 출신 외국인 전문인력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영진 배재대 교수는 “국내에서 석·박사를 수료한 외국인이 대우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갈 정도로 처우가 좋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개도국에서 온 전문 인력은 한국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취업 통로가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선진국에서 해외 고급인력 흡수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정부는 손에 잡히는 정책을 못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달 ‘기업과 우수 외국 인력 간 구직·구인 지원 강화’ 등의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가족 동반여건을 개선하고 행정 의료 교육 등 생활 서비스 불편을 해소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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