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찬 중 시리아 공격…중국·북한에 경고
북핵 해결 관련 질문에는 언급 안해
"양국간 고위관료 대화채널 조만간 구축"
시진핑 방중요청에 트럼프 "OK" 화답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장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북한의 핵 개발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첫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뤄냈다. 많은 나쁜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관련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관계 진정한 진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확대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무역불균형, 남중국해 등 현안들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업무오찬장으로 가는 도중 기자들에게 “두 정상은 첫 회담을 통해 양국관계의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외교 안전 보장 및 경제, 법 집행·사이버보안, 사회문화 교류 등 4개 분야에서 대화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中에 북핵 해결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여러 차례 북핵 해결에 대한 강한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6일 시 주석 부부와의 환영만찬 도중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다. 취임 후 첫 군사적 행동이다.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이 있은 지 이틀 만에 취해진 대응이다.
지중해 동부해상에 있는 미 해군 구축함에서 발사된 60여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은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 조치였다”며 “다른 문명국들도 공격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군을 후원하는) 러시아에 공격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NN과 폭스뉴스 등 미 주요 언론들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하루 전 시리아 폭격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북핵 등에서도 필요하면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동맹들과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진핑 “협력해야 할 이유 1천개”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중·미가 협력해야 할 이유는 1000개지만, 관계를 깨뜨릴 이유는 0개”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새 시작점에서 중·미관계를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고사에 ‘만길 높은 누각도 지면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하며 “서로 의견이 불일치하거나 민감한 문제들은 건설적인 방식으로 처리해 중·미관계가 더욱 성숙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북 군사옵션 선택할까
워싱턴 외교가는 북한이 주한·주일 미군을 타격할 핵 탄두 미사일을 보유한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공격카드를 쓰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북핵 해결은 크게 세 갈래로 추진될 전망이다.
북한과 연계된 중국 기업과 금융회사를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으로 중국을 압박하거나, 국제사회를 통한 동시다발적 제재 강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 군사시설과 지휘부를 겨냥한 군사옵션은 최후의 카드다.
다만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의 105회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6차 핵실험에 나설 조짐을 가시화한다면 선택할 옵션의 순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편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방중 초청에 응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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