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락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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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와 같은 노인성 황반변성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만5018명으로 4년 전에 비해 50%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고도근시 등 다른 원인도 있지만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성 황반변성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황반변성 환자의 82%가 60세 이상이었다. 국립보건연구원 희귀난치성질환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10%가량이 노인성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한주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한국은 아직 아니지만 서양에서는 황반변성이 실명 원인 중 1위”라며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서구화된 게 황반변성 환자 증가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또 “황반변성이라는 질환이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망막 덕분이다. 애플이 만든 고화질 디스플레이 이름을 영어로 망막을 뜻하는 ‘레티나’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망막에서도 시세포가 가장 집중돼 있는 부분이 황반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이곳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송씨의 사례처럼 시력이 저하되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세가 나타난다. 심각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조 교수는 “황반만 괜찮으면 다른 망막이 전부 상해도 시력은 살아있지만 다른 망막이 다 괜찮아도 황반에 문제가 있으면 실명할 수 있다”며 황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노인성 황반변성이 실명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은 망막 주변에 노폐물이 쌓이고 망막의 기능을 유지해 주는 망막색소상피가 위축돼 발생한다. 시세포 위축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시력 저하도 천천히 진행된다. 반면 습성은 황반 근처에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 생긴다. 이 혈관은 쉽게 터지는데 출혈과 함께 염증을 동반해 몇 주 되지 않아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황반변성은 완치는 어렵지만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신경세포의 특성 때문이다. 망막은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다.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습성인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눈에 항체주사를 맞아 혈관이 새로 자라나는 걸 막아야 한다”며 “건성인 환자도 습성으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을 피하고 금연을 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항산화영양제를 복용해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초기 황반변성은 증세가 없는 경우도 있다”며 “50세가 넘으면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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