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거리에서 팔던 간식…도쿄의 에도마에 초밥 '명성'
제철 생선으로 만든 회전초밥…한국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백화점 폐점시간대 활용하면 싼값에 생선회 맛볼 수 있어
![](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7147.1.jpg)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쓰던 말 중에 ‘이타마에상’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도마씨(氏)라는 뜻인데 ‘도마를 만지는 요리사’라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에도마에식(도쿄식 요리) 초밥을 상징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이타마에상이 쥐어주는 초밥 한 ‘도마’를 먹는 일은 아주 흥미롭다. 한국도 이 방식을 쓰고 있는데, 나무 도마에 막 쥔 초밥을 그대로 얹어 이타마에상의 체온까지 전해질 정도의 어떤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만드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그대로 쥔 것을 잠시의 지체도 없이 내 앞에 놓이므로 요리사, 음식, 손님 사이의 어떤 절묘한 긴장이 조성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일본에서 초밥 카운터에 앉아 이타마에상이 갓 쥐어준 니기리를 먹는 일은 문화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밀도를 갖게 된다. 언어가 잘 통한다면 또 다르겠지만 말이다.
막부 수도 에도의 ‘패스트푸드’
에도마에란 지금 도쿄의 옛 명칭. 특히 에도마에 초밥이란 옛 도쿄 스타일을 말한다. 알다시피 초밥은 본래 민물생선 등을 삭혀 먹던 방식에서 니기리(손으로 쥐는 방식)로 변화해왔다. 그 핵심이 바로 에도마에, 즉 도쿄였다. 도쿄는 본디 한적한 어촌이었으나 막부의 수도가 되면서 인구와 돈이 몰렸다. 전국 각지에서 각 지역의 다이묘(지역의 우두머리)들이 참근교대를 하면서 도쿄는 더욱 번성하기 시작했다. 참근교대는 다이묘들의 반란을 견제하고 경제적 부담을 지우기 위해 일종의 인질이 대거 에도로 와서 거주하게 만든 제도다.
수행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엄청난 숫자의 인원이 에도에 타의로 머물게 된다. 이들은 당연히 돈을 쓰게 돼 있다. 이것은 에도의 경제적 활력으로 작용한다. 이때 발달한 것이 바로 에도의 간이 음식들이다. 꼬치류, 떡 같은 간식은 물론 소바와 밥도 거리에서 팔리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초밥이다.
급히 미리 썰어둔 생선을 얹어 초밥을 만들고, 그걸 도마에 얹어 그대로 내는 방식을 취했던 것이다. 이 ‘패스트푸드’는 당대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최고의 음식이 됐다. 이후 더욱 정교한 방식이 가미되고 일본적인 세밀한 기술이 접목되면서 에도마에 초밥은 일본 전국을 평정하게 된다. 우리는 일본 어디를 가든 에도마에식 초밥을 먹을 수 있다. 심지어 라이벌 관계인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지방에서도 전통적인 간사이식보다 에도마에식이 더 많다.
철따라 다양한 초밥 즐기는 일본인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09.1.jpg)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45.1.jpg)
회전초밥은 마음에 드는 놈을 눈치 없이 집중적으로 먹을 수 있기도 하다. 일본의 회전초밥집에서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보리새우(구루마 에비)나 생새우, 질 괜찮은 참치, 쪄서 통째로 얹은 작은 붕장어, 나쁘지 않은 질의 성게알(우니) 등을 먹을 수 있다. ‘먹어서 남는’ 메뉴가 가득한 것이다.
일본서 초밥 먹으려면 백화점 추천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51.1.jpg)
이곳이 바로 보고(寶庫)다. 개점하면 초밥 도시락과 생선회 접시가 깔린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이다. 특히 미쓰코시 같은 고급 백화점이라면, 그 질은 일단 믿어도 좋다. 여기서 비장의 방법이란 바로 저녁 7시쯤 가는 것. 생선종류이므로 폐점을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을 한다. 제대로 50%를 해주는 것도 많다. 아주 괜찮은 초밥 도시락을 1만원 밑으로 살 수 있다. 생선회도 물론 아주 싼 편이다. 선도는 따로 물을 필요도 없다. 이걸 사서 숙소나 공원의 벤치에서 먹는다. 편의점에서 산 시원한 캔맥주나 청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21.1.jpg)
이자카야보다 조금 더 고급한 집에서 생선회를 먹자면 ‘갓포’(割烹)라는 이름을 쓴 요릿집을 찾으면 된다. 이자카야보다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이지만 가격은 더 나간다.
술꾼 아저씨들의 안주, 오뎅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39.1.jpg)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10.1.jpg)
![](http://img.hankyung.com/photo/201704/2017040957371_AA.13654052.1.jpg)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