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손꼽히는 배우 문성근이 홍 감독의 영화 제작비에 대해 "1억원 이하"라고 언급했다.
화제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누적 관객이 5만명에 육박하면서 영화계에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배우 문성근은 10일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제작발표회에 참석, 예술영화와 상업 영화의 차이점과 관련해 "영화가 산업이다보니 제작비를 뽑는 것이 영화 하는 사람의 의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성근은 1985년 연극 '한씨연대기'로 데뷔한 후 충무로에서 저예산이 투입되는 예술영화와 상업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문성근은 "마음껏 발언하고, 느낄 수 있는 것(영화)를 하고 싶지만 그러면 사회 안에서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명감독으로 손꼽히는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감독을 예로 들었다.
문성근은 "이창동 감독의 경우 최대한 BEP(손익분기점)를 넘기려 노력한다"며 "가장 최근 작품인 '시'의 경우 투자자에게 '100% 손해 날 겁니다, 괜찮으십니까'라고 묻고 제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홍상수 감독은 어느 순간 제작비를 1억원 이내로 제작비를 낮춰 만들기 시작했다"며 "김기덕 감독도 비슷한데, 그런 타협이 이뤄지는 게 어쩔 수 없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성근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비롯해 '다른나라에서'(2011년), '오! 수정'(2000년)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홍 감독을 투영한 듯한 지식인 남성 배역으로 열연한 바 있다.
홍 감독은 과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작업하면서 불륜 관계에 빠진 김민희가 참여한 차기작으로 유부남 감독과 불륜을 저지른 여배우의 번민을 소재로 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내놔 논란이 일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개봉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이달 9일 누적 4만832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매출은 3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영희 역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세계 3대 국제영화제(베를린, 칸, 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국내 3번째 배우가 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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