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장세 기대했는데 '북한 리스크'에 한 방 먹은 증시

입력 2017-04-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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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P 내려 2133…"불확실성 걷히면 다시 우상향"

외국인 6일 연속 순매도 행진
매수세 없어 작은 매도에도 '흔들'

급락장서 삼성전자는 강세 "외국인, 여전히 한국증시에 긍정적"



[ 최만수 기자 ] 1분기에 이은 2분기 실적 개선 기대로 상승세를 타던 국내 주식시장이 닷새 연속 약세를 보였다. 북한 핵 위협에 따른 한반도 정세 불안과 미국 증시 부진 등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물 규모가 540억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이를 받아줄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없어 낙폭이 커졌다. 박스권 돌파를 기대하던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장사들이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2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히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유가증권 상장사 80%가 하락

이날 코스피지수는 18.41포인트(0.86%) 하락한 2133.3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130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5일(2133.00)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오후 한때 1% 넘게 빠지며 212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북한의 핵 위협 속에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달 들어 ‘팔자’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투자가도 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만 홀로 6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작은 매도세에도 지수가 크게 밀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약 3조9000억원으로 북핵 위기가 높아지기 전인 지난달 31일(4조4800억원)보다 12.9%가량 줄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우려한 것만큼 크진 않았지만 기관, 개인 모두 주식 매수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81.2%인 727개 종목이 하락했다. SK하이닉스(-1.51%) 한국전력(-1.11%) 네이버(-1.21%) 삼성물산(-1.97%) 신한지주(-1.49%) KB금융(-2.16%)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 규모도 증가했다. 공매도 대기 자금인 주식 대차(대여)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68조원(지난 7일 기준)까지 늘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한반도 정세 불안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예전보다 강해진 만큼 2100선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사상 최대 실적이 버팀목”

전문가들은 북핵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긴장감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 국내 증시가 다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3조8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41조800억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7조9000억원)보다는 15.6% 늘어난 수치다. 대내외 악재에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이날 하락장 속에서도 0.82% 오른 209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1분기에 사상 최대인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외국인이 여전히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결국 증시는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패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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