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정치부 기자) 지난 1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이곳에서 만 3세부터 시작하는 유치원에 대한 공약도 발표했는데요. 이날 나온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안 후보는 “유치원 과정에 대해서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 운영을 보장해 시설과 특성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육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를 일부 언론이 병설유치원 신설 자제로 보도하면서 국공립 유치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안철수 유치원’, ‘단설유치원’ 등 관련 단어가 검색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국공립 유치원은 병설과 단설로 구분됩니다. 병설은 초등학교 내에 만드는 유치원입니다. 단설은 2층 이내 전용 단독 건물로 교실, 유희실, 도서실, 화장실, 샤워실, 급식실 등이 갖춰진 유치원입니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지난해 기준) 가운데 병설유치원은 4388곳(94%), 단설유치원은 304곳입니다. 안 후보는 이런 대형 단설유치원 대신 병설유치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안 후보는 행사 후 논란이 번지자 부랴부랴 페이스북에 추가 설명을 올렸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유치원 정책과 관련 전달 과정에 오보가 있었다”며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는 병설 유치원을 늘리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전국 초등학교 대상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로 설치해 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설명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단설유치원이 병설유치원 환경보다 더 좋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12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병설은 초등학교 내 만들어져 큰 비용이 들지 않고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설립할 수 있다”며 “단설유치원은 부지 매입하고 건설 완료까지 비용과 시간이 많이들고 특히 대형 단설유치원은 아이들의 통원거리가 멀어진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단설유치원 축소는 세금 부담 등을 이유로 2015년 교육부에서도 추진한 일입니다.
병설유치원 원장은 해당 초등학교 교장이 맡지만, 단설유치원 원장은 유아교육 전공자 맡습니다. 국민의당에서는 행사장 소음 때문에 기자들이 단설을 병설로 잘못 알아들어 나타난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녀를 맡기고 싶은 부모들의 요구를 좀 더 헤아려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끝)/mwise@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