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아이디어 맨은
공정경제 틀은 김상조 교수 주도
[ 은정진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발표한 경제 비전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한 사람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다. 그는 문 후보 캠프 내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는 5년 전 18대 대선 때 문 후보의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라는 경제 공약 기본 틀을 짠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국가미래연구원을 운영해 오다 지난달 16일 문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는 최근 “원래 줄푸세를 하던 사람이 경제민주화에 찬동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상충한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제로 쉽게 지대를 벌고 있다”며 “이런 규제를 푸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설명했다.
J노믹스의 한 축인 공정거래위원회 개혁 및 재벌 주도 산업구조 개편 공약은 김상조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경제분과 부위원장이 기획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집단소송제 도입, 전속고발권 폐지, 공정위 조사국 부활 등 재벌개혁 방안을 강조했다. 그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할 당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줄기차게 제시해온 내용들이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의 국공채 투자를 통한 사회서비스 지출 확대 방안에 대해 “국민연금을 공공부문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게 오늘 발표 내용의 핵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문 후보 및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 등과 논의를 거쳐 이달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구체적인 재정 소요와 조달 방법 등은 공약 형태로 발표할 방침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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