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투기장' 된 평택 고덕…웃돈 4000만원 '분양권 야시장' 성행

입력 2017-04-12 19:24  

밤 12시의 '은밀한 거래'
당첨자 발표하는 시간 맞춰 모델하우스 앞에 떴다방 결집

청약경쟁률 최고 84 대 1
SRT·삼성 호재 업고 뜨거운 열기…동양파라곤엔 5000만원 웃돈도

평택 아직 미분양 많은데…
"고덕신도시만 과열" 우려 목소리…분위기 휩쓸린 투자는 신중해야



[ 이정선 기자 ]
정부의 중도금 등 집단대출 규제와 코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로 소강 국면을 맞은 분양시장에서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가 나홀로 역주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고덕신도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신설과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 등 개발 호재를 업고 분양 현장마다 1순위 마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서울·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정식 계약 전에 분양권을 사고파는 야시장이 분양현장마다 형성되는 등 ‘전국구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불법 ‘야시장’ 성행

12일 당첨자를 발표한 제일풍경채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선 이날 0시 속칭 야시장이 열렸다. 이는 당첨자를 발표하는 0시에 맞춰 모델하우스 앞에서 벌어지는 분양권 장터다. 건설사와 정식 계약하기 전 당첨자가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1년이어서 야시장에서의 거래는 불법이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일단 당첨자 명의로 건설사와 계약하지만 매수자가 계약금을 대신 내준 뒤, 공증을 통해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는 1년 뒤 명의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진다”고 귀띔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덕 제일풍경채 84㎡ 로열층은 웃돈 4000만원에 거래됐다. 99㎡ 로열층은 2500만원 선에 손바뀜됐다. 하나의 분양권이 서너 차례 손바뀜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동양 파라곤 아파트 분양 때도 야시장이 형성됐다. 이 아파트 역시 야시장에서 최고 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불법거래됐다.

한 분양권 전문 투자자는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과 투자자들이 고덕신도시로 몰리고 있다”며 “고덕의 경우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보니 세종시와 함께 전국구 투기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덕신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상 투기과열에 휩쓸려 손실을 입는 투자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현구 더피알 팀장은 “고덕신도시와 비교할 때 입지여건에 별 차이가 없고 분양가가 낮은 곳에서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며 “떴다방 등 일부 선수급 투자자들이 초기 과열을 조장해 프리미엄을 챙겨 떠나고 나면 거품이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청약경쟁률 최고 84 대 1

이 같은 불법 거래는 청약 과정에서 예고됐다. 지난주 청약에서 제일풍경채는 773가구 모집에 6만5003명이 청약해 평균 8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서울·수도권에서 단일 단지 청약에 6만명 이상이 몰린 것은 이 단지가 처음이다. 평균 당첨 커트라인도 66점으로 지난달 분양한 동양 파라곤(65점)을 넘어섰다. 이 중 84㎡C 타입 아파트엔 청약가점 만점에 가까운 80점 당첨자도 있었다.

지난달 고덕신도시에서 첫 번째로 분양된 ‘고덕 동양파라곤’도 59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9485명이 몰려 평균 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나흘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이어 공급한 GS건설의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도 1순위에서 평균 28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덕신도시 아파트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자 주변 미분양 아파트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동문건설이 평택 신촌지구에서 분양 중인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의 계약률은 최근 90%를 돌파했다. 경주선 동문건설 전무는 “3.3㎡당 분양가격이 고덕신도시 물량 대비 200만원 이상 싼 800만원대다 보니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로열층엔 최고 2000만원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고 말했다. 피데스개발이 인근 용죽도시개발사업지구 A2-1블록에 분양 중인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 미분양 물량도 하루 서너 개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090만원으로, 제일풍경채(평균 1120만원)보다 저렴하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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