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망 기술로 휴대폰 배터리 시간 45% 늘렸다

입력 2017-04-12 20:30  

배터리 소모 줄이는 네트워크 신기술 공개
주고받는 데이터 없을때 수시로 저전력 모드 전환

국내 첫 전국망에 적용
기존 고객 스마트폰도 배터리 평균 40% 절감



[ 안정락 기자 ]
KT가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인 LTE 전국망에 적용했다고 12일 발표했다. KT 가입자는 별도로 업데이트하거나 단말기를 바꾸지 않아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S8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 시청할 때 기존 대비 최대 45%가량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S8 배터리 4시간 더 쓴다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네트워크 접속 시간을 최적화해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를 줄여주는 신기술(C-DRX)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과 기지국이 연결된 상태에서 주고받는 데이터가 없을 때는 통신 기능을 저전력(슬립) 모드로 전환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쓸 때 스마트폰 모뎀과 기지국 사이에 끊임없이 통신이 이뤄졌다. 새 기술을 적용하면 한번에 데이터를 쭉 받아온 뒤 통신을 멈췄다가 또다시 데이터를 받아오는 방식으로 통신이 이뤄진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은 “일부 고급 차량이 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 구동을 멈춰 연료 소모를 줄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중간에 통신을 끊더라도 서비스 이용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가 절감되는 정도는 스마트폰 모델이나 무선 환경, 설치된 앱(응용프로그램) 수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스마트폰 갤럭시S8으로 시험한 결과 KT의 새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유튜브 동영상 시청 기준)이 기존보다 최대 4시간27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부문장은 “갤럭시S8은 배터리를 최대 45%가량 더 쓸 수 있다”며 “전체 스마트폰 평균 이용 시간은 40%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KT “통신 품질 저하 없다”

배터리 소모 절감 기술은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 등 해외 통신사들이 앞서 적용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KT가 처음으로 전국망에 적용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수도권과 충청 등지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도 일부 기지국은 업그레이드 문제로 기술 적용을 일시 중단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갤럭시S8 등 신규 단말기 출시를 대비해 차례로 기지국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해당 기능을 꺼둔 것”이라며 “업그레이드 후에는 다시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관련 기술은 개발했으나 배터리 절감보다는 통신 품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현재 솔루션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 요구가 많으면 상용화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소모 절감 기술은 단순히 적용할 경우 통신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김영식 KT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장은 “KT는 지난 2년간 꾸준한 연구를 통해 통신 품질 저하가 없도록 기술을 개발했다”며 “소비자는 원활히 데이터를 이용하면서도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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