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한반도 정세] G2 압박에 꼬리내린 김정은?…19년 만에 외교위원회 부활

입력 2017-04-12 21:17   수정 2017-04-13 05:59

최고인민회의 강성발언 없어
통일부 "대외관계 개선 의지"

15, 25일 외신기자 대거 초청



[ 정인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은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했지만 미국과 한국 등을 겨냥한 ‘대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19년 만에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다.

통일부는 12일 북한의 외교위원회 신설에 대해 “대외관계에 관심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11일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외교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북한의 외교위원회는 동구권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던 1989년 서방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신설됐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1998년 폐지됐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이라는 목표가 있지만 경제나 대외관계 개선 등 상반되는 목표도 추구하고 있다”며 “핵이 아니라 다른 목표에도 관심을 갖는 게 아닌가 하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국가 예산을 승인하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과 관련한 강경한 메시지를 낼 수 있었지만 국제사회 관계 개선에 더 방점을 찍었다는 얘기다. 북한 외무성과 총참모부도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엔 미국을 자극하는 성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또 김일성 생일(15일)과 인민군 창설일(25일)에 맞춰 외신기자를 대거 평양으로 초청했다. 그동안 김일성 생일과 김정일 생일(2월16일) 같은 기념일엔 국경 통제를 강화했던 것과 다른 행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신중 모드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김일성 생일이나 조선인민군 창군 85주년 행사(25일) 때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대규모 열병식 같은 공개 행사만 열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확대해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15일 전후로 한반도에 도착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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