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미·러간 갈등 고조와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방위산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한반도 위기설'이라 불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차기 대선주자들이 국방비 증액에 대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는 점도 방산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 한반도 위기설에 방산주 '급등'
통상 북한발 악재가 터지면 방산주는 주목을 받으며 상승 추세를 보인다. 지난 10일 대북리스크가 시장에 떠돈 직후 방위산업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방산주인 스페코(25.84%), 빅텍(29.88%), 퍼스텍(12.70%) 등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테크윈(2.63%), 한국항공우주(0.52%), LIG넥스원(0.36%) 등도 올랐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지난주 미중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한데다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급작스러운 한반도 배치로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진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위기설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시리아에 대한 폭격이 있었으니 북한도 한다라는 접근은 지나치게 직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폭격은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군사작전을 개시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 또한 "정부는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선제 타격 가능성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고 맥 마스터 미 안보보좌관은 칼빈슨호가 북한의 도발 억제용이라고 언급했다"며 "특히 정부는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앞둔 입장에서 안정적 시국이 필요한 상황이라 미국의 선제공격에 동참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 대북리스크는 '블랙스완'…당분간 방산주 투자심리↑
그럼에도 대북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블랙스완에 비유한다.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일단 현실화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대북리스크가 거론되면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북한의 주요 기념일이 이번주와 다음주에 몰려있다. 11일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취임 5주년 및 북한 최고인민회의, 15일은 김일성 생일, 25일은 북한군 창건일 25일이다. 북한은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방산주 등 관련 업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 미중간 통상 이슈는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북한 핵이슈를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확산될 여지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핵 이슈와 관련하여 미중 양국 정부의 대북 정책 추이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국방비 증액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방산주에 대한 투자 관심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3~2.4% 수준인 국방 예산을 3%대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군 전력과 전략무기 확대에 대한 공약도 나오고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국내 국방비는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매년 약 5.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시리아 폭격,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차기 대선주자들의 국방비 증액에 대한 공약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방산주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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