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명 / 정지은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인 사채권자 집회에서 대우조선 회생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1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지난 13일 밤 이동걸 산은 회장과 만나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산은이 대우조선에 대해 책임 있는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였고, 기금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국민연금의) 의지를 이해했다”고 전했다. 정부와 산은이 제시한 대우조선 회생안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국민연금과 산은은 회사채 상환 보장 방식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최종 합의는 16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함에 따라 대우조선은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 돌입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다른 기관투자가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남았지만, 현재로선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산은은 채무재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음주 국책은행이 2조9000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대우조선에 지원한다. 또 상반기까지 은행·사채권자 보유 채무(2조9100억원)의 출자전환을 마무리해 지난해 말 기준 2732%인 대우조선 부채비율을 300%대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와 산은은 경영 정상화를 거쳐 내년 말부터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대우조선 이해관계자들이 손실 분담과 자금 투입으로 살리기로 한 만큼 대우조선은 정상화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명/정지은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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