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문재인, 설득·권력분산·개혁 앞서…안철수, 협치·탕평인사·실리외교 '우세'

입력 2017-04-16 18:03   수정 2017-04-17 06:11

한경 '차기 대통령 8대 조건' 전문가 설문조사

홍준표 '저성장 극복·굳건한 안보' 타 후보 제쳐
유승민 '안보' · 심상정은 '개혁·권력 분산' 높이 평가



[ 김일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8대 조건 중 △중단 없는 개혁 △권력 분산 △설득의 리더십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협치·포용의 리더십 △탕평·화합 인사 △균형 잡힌 실리외교 항목에서 우세한 평가를 얻었다.

한국경제신문이 16일 한경밀레니엄포럼과 한경 대선공약검증단, 바른사회시민회의 소속 대학 교수, 연구원, 기업 최고경영자(CEO), 금융인, 전직 관료 등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은 차기 대통령의 여덟 가지 조건에 대한 후보별 적합도를 1점부터 5점(만점)까지 매긴 뒤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재인 ‘개혁’ 적합…안보는 ‘글쎄’

문 후보는 ‘중단 없는 개혁’ 항목에서 평균 3.3점을 받아 다른 네 명의 후보를 모두 제쳤다. 문 후보가 그동안 ‘적폐 청산’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개혁 성향 이미지를 드러낸 점이 전문가들에게도 각인된 것이란 평가다.

‘권력 분산’ 항목에서도 문 후보가 높은 점수(3.7점)를 받았다. 권력을 독점하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권한을 아래로 과감히 이양하는 책임 공유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설득의 리더십’에서도 3.6점을 받아 다른 후보들보다 우세했다.

반면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갖춰야 할 ‘굳건한 안보’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2점을 받았다.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낮은 점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협치’는 안철수…설득 리더십은 ‘부족’

안 후보는 ‘협치·포용의 리더십’에서 다섯 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3.9점을 받았다.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후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안 후보가 그간 문 후보를 겨냥해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선 후 협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탕평·화합 인사’ 항목에서도 가장 좋은 점수(3.7점)를 기록했다. 특정 지역 연고주의를 배격하고 혈연, 학연은 물론 당파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대통합·대탕평 인사’를 가장 잘할 적임자란 평가다. ‘균형 잡힌 실리 외교’ 분야에서도 안 후보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안 후보는 한·미 동맹 강화와 함께 동북아 평화체제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후보는 다만 ‘설득의 리더십’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소 우유부단한 이미지가 반영됐다는 평이다.

홍준표 저성장 극복·안보 분야 ‘적합’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저성장 추락 극복’과 ‘굳건한 안보’ 항목에서 각각 3.8점, 4.1점을 받아 다른 후보를 모두 제쳤다. 홍 후보는 ‘3% 후반 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등 경제와 안보에서 정통 보수 가치에 충실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안보와 경제회복 항목에서 다른 부문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개혁과 권력 분산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문가 설문조사 어떻게

국내 최고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한경밀레니엄포럼과 한경이 대선 공약 평가를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대선후보별 점수를 매기는 설문인 만큼 응답자 상당수가 익명을 원해 실명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김일규/유승호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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