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안재홍, 군신 브로맨스 '웃음'
'쿵'하면 '짝'하는 소리가 난다. 예상치 못한 웃음이 곳곳에서 터진다. 이선균, 안재홍 주연의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이야기다.
17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문현성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베일을 벗었다.
이 영화는 예리한 추리력을 지닌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신입사관 윤이서(안재홍)이 조선판 과학수사를 통해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는 코미디다.
그동안 영화 '끝까지 간다', '내 아내의 모든 것', '화차' 등을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선균의 코미디 변신만으로 화제가 될 만한데, 안재홍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니 허를 찔린 기분이다.
예종 역을 맡은 이선균은 데뷔 이후 16년 만에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 낯설었다고 고백했다.
이선균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통 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 자유롭지 못했다"라면서 "안재홍과 연기할 때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네 형과 같은 사극적이지 않은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러닝타임 내내 "욕 먹을 각오로 삐딱하게" 연기하는데 집중했다.
안재홍은 기존의 임금과는 확연히 다른, 껄렁껄렁 하면서도 예민한 촉을 가진 예종 옆에서 시종일관 호되게 당한다.
안재홍은 "예측 못한 이선균의 공격에 도리어 생생한 모습들이 담긴 것 같다"면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이선균 선배가 잘생겼는데 묘하게 웃긴 무엇인가가 있다"라며 "애드립은 거의 없었고,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면서 만들어간 장면은 꽤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 역을 연기해 신스틸러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안재홍은 "상업영화에서 이 정도의 비중으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서가 성장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캐릭터를 통해 확장시켜 보여드린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 용기를 내 연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설정을 제외한 전개 부분은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문현성 감독은 "사극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코미디를 담으면서 확장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만화와는 완전히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영화에서 이선균이 연기한 예종은, 군주로서 스스로 악을 철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2017년 장미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 '리더십'에 대한 논하고 싶었던 것일까.
문현성 감독은 "영화 촬영은 지난해 여름이었기에 특별히 시국을 염두하고 쓴 것은 아니었다"라며 "다음에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극이지만 히어로 영화처럼 가보면 어떨까 싶었다"라며 "악당들의 설정에 대해 고민하다 자본, 철광석이라는 소재를 가져왔다"라고 덧붙였다.
또 "속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영화를 만들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관객들이 좋아해 준다면 또 만들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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